[홍익명상][오리엔테이션 #2] 스트레스는 어디에서 올까요?
우리는 일상생활을 살면서 다양한 감정을 느낍니다. 그 중에서는 내게 안 좋은 영향을 주는 감정도 있는데, 우리는 이를 스트레스라고 부르죠. 과연 이 스트레스나 감정들은 과연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잘 조절할 수 있을까요? 오늘은 감정이 무엇인지 하나씩 이해한다면, 감정에서 벗어나거나 감정을 잠시 내려놓는 일이 훨씬 수월해질거예요.
1. Mike의 스토리
생각과 감정, 무의식 등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 하나의 스토리를 먼저 들어보겠습니다.
Mike란 소년이 있었습니다. 이 소년은 뭐든지 호기심이 많은 아이였습니다. 궁금한 것도 많아서 이것도 시도해보고 저것도 관심갖고 보는 아이였죠. 어느날 학교에서 음악 수업이 있었습니다. 다 같이 음악 합창을 연습하고 있었는데, 보통 음악선생님이 다 같이 합창 연습을 하는데, 유독 오늘은 혹시 합창 연습을 혼자 한 번 시범 보여주고 싶은 학생이 없냐고 물었습니다. Mike도 보통은 손을 잘 안 드는데, 유독 오늘은 호기심이 강하게 일었습니다. 그래서 생각보다도 빨리 손이 먼저 움직였습니다.
"저기 손 들고 있는 Mike가 한번 나와봐서 합창 노래를 불러보세요"
음악 선생님이 말했습니다.
Mike가 앞을 나가서 지금까지 배웠던 합창 노래를 했습니다. 보통은 전혀 어렵지 않았는데, 혼자만 하고 있다는 생각에 목과 어깨에 긴장이 잔뜩 되었습니다. Mike는 노래 클라이막스에 너무 목에 힘을 준 나머지 음이탈을 크게 냈습니다.
반 전체 아이들도 그 누구도 생각지 못한 음이탈이었고, 그 소리가 우연치않게 낙타 울음소리처럼 들렸습니다. 갑자기 온 반이 웃음바다가 되었습니다. 아이들도 엄청 웃고, 선생님도 웃고, Mike도 자기가 소리를 냈지만 너무 웃겨서 같이 웃었습니다. 하지만 웃음소리가 끊기질 않자, Mike는 조금 무안해졌습니다. 그렇게 Mike 차례가 끝나고 다른 몇 학생들도 독창을 시범 보이고, 음악수업은 마쳤습니다.
어느덧 시간은 지나 Mike는 고등학생 2학년이 되었습니다. 한 학기가 거의 끝나갈 쯤, 고등학교 반 안에서 장기자랑을 하기로 했습니다. 갑자기 장기자랑 전체 사회를 보는 친구가 Mike에게 노래를 해보면 어떻냐고 물어봤습니다. Mike는 생각을 하기도 전에, "아니야, 난 괜찮아. John이 하면 딱 좋을 것 같아"라고 손사레치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Mike는 본인도 모르게 No라고 거절했고, 이는 '내가 또 노래하면 사람들이 또 웃을꺼야'라고 생각에서 나왔습니다. 이 생각은 내가 비웃음을 당할까봐 하는 두려움에서 나왔습니다. 이 모든 판단 과정은 빛의 속도보다 빨랐고, Mike는 제안을 받자마자 생각할 틈도 없이 손사례치면서 거절했던 것입니다.
Mike는 어느덧 대학교를 졸업하고 회사가 취직했습니다. Mike를 포함한 신입회사원이 5명이 더 있었기에, 신입사원들을 축하하고자, 모든 회사 사람들이 모여서 저녁식사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회사사람들 모두 와인도 여러잔 마시자, 어느덧 긴장은 모두 녹고, 식사자리는 무르익었습니다. 신입사원 중 가장 높은 점수로 입사한 Jullianne이 앞으로의 자신의 각오와 함께 감사하다는 소감을 밝혔습니다. 그리고 그 감사함을 짧은 한 구절의 노래로 표현했습니다. 센스 있는 한 구절이 지금 상황과 딱 맞아떨어지자, 함성과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자연스럽게, 다음 신입사원인 Sarah에게 마이크는 넘어갔습니다. Sarah도 처음에는 쑥스러워하더니, 어느새 얼굴 표정이 확 바뀌더니, 강력한 카리스마로 락의 한 소절을 시원하게 불렀습니다. 이렇게 Mike에게 순서가 왔습니다. Mike는 온몸에서 식은 땀이 났습니다. 얼굴 표정은 최대한 덤덤한 척 했지만, 내면에서는 강력한 불안감과 걱정이 소용돌이 치고 있었습니다. 여러가지 생각들이 스쳐지나갔습니다.
'이 사람들이 또 비웃으면 어떡하지?'
'나는 노래를 못하는데...'
'아니 왜 노래를 해야되는거야 도대체...'
Mike는 결국 노래 한소절을 부르지 못했고, 형식적이고 간단한 자기 소개만 하고 마이크는 다음 신입사원인 Ethen에게 넘겼습니다. 나머지 신입사원들도 센스있게 자신의 소감을 밝혔습니다. 모든 식사자리가 끝나고, 그 날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Mike는 내가 자기 소개를 잘 못했다는 찝찝함과 답답함에서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밤새 이 찝찝함에 Mike는 화가 날 지경이었습니다.
'도대체 나는 왜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거지?'
2. 의식의 지도
우리의 내면에는 다양한 생각과 감정, 의식적인 생각, 무의식적인 생각 등 다양한 상호작용이 항상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을 정리해서 지도로 나타낸 것을 '의식의 지도'라고 말합니다. 의식의 지도는 다음과 같이 생겼습니다.
이 의식의 지도를 보면, 행동은 생각에서 나오고, 생각은 감정에서 나오고, 감정은 고정관념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Mike는 고등학교 장기자랑 때, 노래를 부르지 않겠다고 거절하고 노래를 하지 않는 행동을 했습니다. 이 행동은 '내가 또 노래를 부르면 사람들이 비웃을꺼야'라는 생각에서 나왔습니다. 이 생각은 '평가 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서 나왔지요. 이렇게 감정에서 생각, 생각에서 행동으로 이어지는 패턴이 반복적으로 일어나서, 나중에는 무의식적으로 이러나는 경향을 "습관"이라고 말합니다. 그럼 이 두려움이란 감정은 도대체 어디에서 나왔을까요?
우선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감정은 고정관념에서부터 나옵니다. 이런 고정관념은 'A=B이다'라는 형식을 갖고 있습니다. Mike는 본인 스스로 자신이 인지했던 못했던 성장하면서 특정 경험을 통해, "나 = 노래 못하는 사람"이라는 나만의 공식을 내가 만든 것입니다. 이 공식이 진정 사실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내가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고, 그렇게 믿으면, 이 공식을 효력을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나 = 노래 못하는 사람'이라는 고정관념 공식 때문에, 노래를 해야하는 상황만 되면, 내면에서는 '두려움'이라는 감정이 생깁니다. 이 두려움은 '이번에 노래 하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을 구체화시킵니다. 그리고 나는 입을 떼는 것이죠.
"나는 괜찮아. John이 하면 좋을 것 같아."
이런 판단의 과정은 빛의 속도보다 빠르기 때문에, 우리는 왜 이렇게 대답하는지 인지하지 못하고, 습관적으로 말할 때가 많습니다.
여러분은 SUV 차가 좋으세요? 세단 차가 좋으세요? 딱 1가지만 골라야 한다면 여러분은 무엇을 고를것인가요?
정답은 없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은 여러분 마음 속에서 바로 둘 중 하나를 고르셨을 겁니다. 이 사소한 판단 역시 여러 경험을 하면서 'SUV가 훨씬 튼튼해', '세단이 훨씬 멋스러워' 등의 고정관념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 개념을 더 확장하기 위해 몇 가지 질문을 더 해볼까요?
여러분은 여름이 더 좋으세요? 겨울이 더 좋으세요?
한 가지 답을 정하고, "왜? 이 계절이야?" 하면서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분명히 이유가 있을겁니다. 더우니까, 추우니까 이런 두루뭉술한 이유를 계속 '왜?' 하면서 더 물어보면서, "여름=OO", "겨울=OO"이란 각각 공식의 공식이 찾을 수 있고, 그렇게 정의했던 그 당시의 기억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무의식적으로 행동하거나 생각하는 나의 패턴의 이유를 깊이 이해할 수 있으니, 조금씩 나를 더 컨트롤할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패턴화된 행동이나 습관을 잘 관찰해보고, '왜 이런 경향이 만들어졌을까?' 나의 내면을 하나씩 이해가는 과정이 초급 명상단계의 핵심 목표입니다. 우리는 우리도 인지하지 못하는 다양한 패턴과 경향들을 갖고 있습니다. 행동 뿐만 아니라 사고 패턴도 그렇고 감정 패턴도 그렇습니다. 너무 많고 다양해서, 또 너무 익숙해서 공기처럼 인지가 안되는 이런 무의식을 공부하다보면, 추상적이고, 애매했던 나의 내면이 아주 클리어해지고, 모든 경향에 명백한 그 이유와 원인이 있음을 알게되면서, 나 자신을 그 누구보다도 잘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나 자신을 잘 이해하게 된다면, 나의 스트레스가 어떤 패턴에서 오는지, 왜 오는지, 언제부터 시작됐는지를 입체적이고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훨씬 스트레스 감정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
요약컨대, "행동-생각-감정-고정관념"이 하나의 꽃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행동-꽃', '생각-잎사귀', '감정-줄기', '고정관념-뿌리'가 되겠지요. 우리는 어떤 스트레스 '감정'이나 불만의 '행동'이 일어날 때, 영화를 보거나, 휴가를 가거나, 술을 마시는 것으로 이 증상들만 없애려고 노력했습니다. 마치 감기약이 근본적인 원인인 감기 바이러스를 퇴치하는 것이 아니라, 열을 내리는 효과, 기침을 멈추는 효과 등의 눈에 드러난 증상만 줄이려고 한 것이죠. 물론 효과는 있습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효과가 아니라 임시적인 효과만 낸다는 것입니다.
명상은 줄기나 잎사귀, 꽃 등에 눈에 보이는 증상만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땅 밑에 묻혀 보이지 않았던 근본적인 원인인 뿌리, 고정관념에 집중하는데 아주 용이한 도구입니다. 하나씩 하나씩 단계별로 이 부분에 대한 이해와 경험이 풍부해진다면, 여러분들의 감정이나 스트레스를 지금보다 훨씬 쉽게 조절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하여 결국 감정이 내가 아니라, 내 것이었구나를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됩니다. 혹자들은 이를 큰 깨달음이라고 크게 부풀려 말하지만, 바른 방법으로 단계별로 접근한다면 누구나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는 하나의 자각이고, 자연의 이치입니다.
그럼, 머리로 이해한 것을 클래스에서 하나씩, 하나씩 몸으로 경험하여 체득해나가면서 여러분의 것으로 만들어보시길 바랍니다.